Wincing The Night Away
(2007)
Sub Pop
레이블 서브팝의 간판스타 Shins의 최근작이자 가장 유명한 앨범.
가사 해석 : 최훈교 (웹진 보다 필진)
내 안에 꿈틀대는 위험한 짐승을 먼저 길들여라.
충동은 거둬들이고 갓 피어난 꽃 잎을 네 몸에 두르라.
타오르고 타오르는 너의 불꽃이 네 안을 모두 녹여
밖으로 넘치려 할 때,
비로소 네 연약한 뼈대를 부수고 녹은 내장을 들어내
어질러진 바닥에 흩뿌려 바라보라.
미처 보지도 깨닫지도 못한 천 가지의 가능성.
그 피는 바로 천 명의 네 분신이다.
늙은 파수꾼이 힘으로 너를 죄어 두려 함은
이미 그들의 모든 지혜가 네게로 전수되었고
드디어 네게 때가 왔다는 뜻이다.
그러니 네 찬란한 젊음의 피
한 방울 한 방울 모두 모아
그들의 목을 베고 그들이 놓은 덫을 뛰어넘어
그들이 강요했던 금기를 거부해라.
네 심장을 노리는 저 무자비한 독수리 떼를 보아라.
저들이 무슨 권리로 네 피를 원하는가
네 두 눈으로 똑똑히 목도한 바
그들에게 과연 그럴 권리가 있던가
네겐 그럴 기회도 오지 않았던 내 새 신발을 네가 신거라.
그리고 보아라 – 내가 한 일을
무엇을 어떻게 실패했기에
우리에게 전수할 지혜가 모두 바닥난 늙은 파수꾼이
(비대한 심장과 더러운 손을 가진 그들)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보아라.
이제 때가 되었다.
네 찬란한 젊음의 피
한 방울 한 방울 모두 모아
그들의 목을 베고 그들이 놓은 덫을 뛰어넘어
지금껏 강요 당한 금기를 깨트려라.
인간은 종족 보존을 위해 살아 갈까
밤 하늘의 별을 쫓으며 따라 갈까
여기 앉아 토요일이 오기만 기다리는 너
하지만 그 때까진 꼼짝없이
월급봉투에 네 시간을 팔아야겠지.
그러니 그 때까진 정신차려.
발이 묶여도 촛불만은 꺼트리지마.
이 곳에 들어올 땐 팔짝팔짝 텀블링을 하던 우리가
여기서 쫓겨날 땐 엉금엉금 불구된 다리를 끌고 나가지.
무도회에서 그런 꼴로 춤추는 널 만난다면
더러운 장면을 본 내 두 눈을 파내고야 말 거야.
지금 촛불을 꺼트린다면
너도 도도새의 저주를 받은 우리 꼴이 된단다.
아무리 날고 싶어도 이젠 날 수 없는 나를 보렴.
벽에 생긴 얼룩이 메시아의 계시라고 믿는
저 멍청이의 순진함이라니.
백 날을 빌어 봐라, 기도가 먹히는지.
무릎 꿇고 쥐날 때까지 빌어봐야
콩고물 하나 떨어지는 게 있나.
끽 해야 네 무거운 짐 중 하나를
손톱 끝으로 덜어주시는 척이나 하겠지.
방심하고 있다간
바다로 밀려가 빠져 죽거나
마법에 걸려 괴물로 변하지.
우리가 네게 멋진 녀석 하나를 물어다 준다면
- 그 땐 창 너머로 애간장만 태우는 저주까지 다 계획되어 있지.
넌 지금 ‘보통사람 아무개씨’가 되려고
네 삶을 조금씩 버리는 중이란 걸 알고나 있니
내게도 네게도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네 모든 악몽이 현실이 되는 날도 멀지 않았지.
20살이 넘어서는 언제나 혼자였고
1월이 지나서는 웃을 일도 없었겠지.
지금 나름 신나게 살고 있다고 우기지만
실상은 반대란 걸 우리 모두 알고 있지.
지금 촛불을 꺼트린다면
인조인간의 저주를 받은 우리 꼴이 되는 거다.
아무리 울고 싶어도 눈물 한 방울 나오지 않는 나를 보렴.
너도 모르는 새 네 안에다
왕건이 나치 한 놈을 기르는 거야.
넌 도무지 내 맘을 모를 거다.
그 오랜 시간 그 숱한 –
등불이 서서히 꺼져가는 모습을
산소 부족으로 허덕이던 모습을
어떤 심정으로 지켜보았는지
그러니 내 손을 잡아
창문 너머로 달아 날 기회는 지금 뿐이야.
15살 정도 된
이 꼬마 아가씨는
자기 담임 선생 얼굴에다
침 뱉은 사건으로
꽤나 유명해졌죠.
(물론 되갚아 주진 않았고요.)
난 그들 사이에 있었던
모종의 사건을 알고 있어요.
사실 알고 보면 소녀는 그럴 만도 했어요.
북부의 한 시골 마을
백인 소녀들이 마을의 전통인
일요일 교회 만찬에 모두 모였어요.
축복 받은 양 소녀들은 다섯 명.
겨울 코트로 몸을 가린 당나귀 소녀는 두 명.
일곱 명은 이렇게 떼 지어 있군요.
당나귀 한 명, 양 다섯 명, 당나귀 한 명.
사실 어느 고등학교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죠.
당나귀 소녀들이 자기 정체를 숨기려고만 했어도
양 소녀 떼와 함께 잔디 위를 노닐 수 있었을 텐데
당나귀 소녀들은 그러지 않았어요.
오히려 뒷짐 지고 양 소녀로 위장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날려버렸죠.
(제가 그 상황이었다면 어떻게든 양 소녀가 되려 했을 텐데요.)
두 소녀는 그냥 복도 옆에 붙어 서기로 했어요.
한 명은 유령 되고, 한 명은 날벌레 된 듯
조용히 줄 끝에 가서 서며 생각에 빠지죠.
두 사람이 발 붙일 곳이 과연 여기 있을까.
감시 당하고 눈총 받는
한 주가 또 시작되는군요.
청소년 쉼터에서 도망 나와
집에서 훔쳐온 술을 마시고
메탈 음악을 나눠 들으며
둘 만의 오후를 보내지요.
그러곤 엄마 집에 들려요.
전구 볼은 흐릿하니 갈 때가 되었고
95년도에 찍은 가족 사진이 보이네요.
선탠 스프레이를 뿌리면 마을이야 언제나 낯설지만
매끈하게 뿌려지든 얼룩덜룩하게 뿌려지든 상관없이
기분만은 좀 좋아져요.
학교로 가야 하는 월요일 아침이 왔군요.
우리는 좀비처럼 학교에 나갑니다.
우리에겐 그다지 호의적인 동네가 아니거든요.
학교에서 배우는 건 금방 잊어 버려요.
사실 우리 같은 애들이 기억해 봤자 뭐 하나요.
땅 끝에서 하늘 끝까지 발 붙일 곳 하나 없으니
그저 얼른 이 동네를 벗어나기만 바라는 거죠.
교회로 가야 하는 일요일 아침이 왔군요.
우리는 또 좀비되어 교회에 나갑니다.
우리에겐 그다지 호의적인 동네가 아니잖아요.
교회에서 이야기하는 건 그냥 듣고 잊어 버려요.
성경에 따르면 우리 둘은 그냥 죄인이거든요.
땅 끝에서 하늘 끝까지 발 붙일 곳 하나 없으니
그저 얼른 여길 벗어나기만 바랄 밖에요.
그 모든, 태양의 열기 아래
소용돌이 치며 사방으로 흔들리던 마음은
밤의 어둠 속으로 사라져가고
이제야 서로 앞에 열리는 우리
여기 누워, 그대의 손을 뻗는 나.
그리고 아름다운 그대.
그대가 바란다면 난 모든 희망을 싣고
기우뚱거리며 그대에게로 항해하는 보트요.
이미 단 하나의 내 생명 마저 걸었으니
사랑을 선택하는 건 그대 몫이요
외로운 그 곳에서 이젠 내게로 건너오오.
한 때 빛을 잃었던 달이 다시 떠올랐으니
헛된 언약식으로 우리 시간을 낭비맙시다.
개가 철로 아래로 미끄러져 깔린다면
그때사 눈물 흘리며 흔적을 찾는 단들 무슨 소용이요.
앞 날에 대한 염려는 저리 던져두고
서로를 몰랐던 지난 시간은 불에 던집시다.
그 모든, 모래 위에 그려진 어지러운 선은
그대의 샘으로 가는 미로를 그린 것이요.
밀려드는 파도가 조금씩 모래를 무너트리니
길도 지워져 지도를 써보지는 못했지만 말이오.
우리에겐 어떤 요동침에도
흔들림 없을 다리가 있지 않소.
오늘 밤 모든 과거로부터 벗어나오.
가질만하지 않은 것이 손에 들어오진 않는다지 않소.
모든 고백과 이 노래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질 테니
그대는 아무 근심 걱정 마오.
한 때 빛을 잃었던 달이 다시 떠올랐으니
헛된 언약식으로 우리 시간을 낭비맙시다.
개가 열린 문을 밀고 도망가버렸다면
그때사 눈물 흘리며 찾는 단들 무슨 소용이요.
앞 날에 대한 걱정은 저리 던져두고
서로 없이 보낸 지난 시간에 불을 놓읍시다.
균형 잡고 있던 갈림목에서
그러지 말라고 비어보지만
결국 또 다시 지구의 핵으로 던져진다.
숨 쉬기 괴롭고 너무나 뜨거운 곳.
여기가 어떤 지 그는 알고 있을까.
여기가 어떤 지 앞으로 알 일이 있을까.
달빛 아래 나무들은 검은 격자 무늬처럼 보여
네가 알아볼 수 있는 구도를 죄다 적어 놓고
내게 백지 상태에서 기록한 이야기를 들이대니
뭐라 대답해줘야 할지 다만 감감하다.
네 질문은 내 가슴에 너무 많은 가시로 박혀
더 이상은 네게 답해줄 수가 없구나.
이런 때 필요한 풍선은 바람 빠져 바닥에 늘어져 있다.
너무 많은 질문이 세상 요정들을 화나게 한 모양이다.
요정들도 자기가 살아있을 영역이 필요한 법이지 않니.
사막에서 태어나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느끼며
앙상하지만 사물을 뚫어라 쳐다보는 눈을 가진
너를 내 달콤한 물가로 데려다 목 축이게 했다.
하지만 그걸로는 모자랐다. 네게는 부족했나 보다.
피 묻은 죽은 토끼를 자루에서 꺼내
끓는 솥에 집어 넣고 고아 보자
물론 토끼들이 살아나 솥을 뛰쳐나오진 않는다.
물론 넌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눈이 퉁퉁 불도록 앞이 안 보이도록
아무리 울고 불어도 소용 없단다.
잡을 때 보았다면 이렇게 힘들진 않았을 거다.
그러니 이제 그만 좀 울어라.
오래되고 무식한 방법을 쓸지도 모르니.
물 가를 쏘아보지 말아라.
난 아직 네게 갚을 빚이 남아있단다.
바닥에 난 구멍과 복도에 도사린 유령까지
모두 갚아야 비긴 게 되겠지.
폭포로 노 저어갈 사람을 누가 골랐지.
그런 결정은 누가 했지.
누가 그런 걸 결정할 수 있지.
크고 작은 모든 죄로부터 자유로워질 날은 오지.
그런 때 필요한 풍선은 바람 빠져 늘어져 있구나.
우리가 아무래도 영리한 요정들을 화나게 한 모양이다.
하긴 이런 시대라도 요정들이 자기 자리를 뺏길 순 없겠지.
못 생긴 아이를 보는 모든 엄마들이
하고 싶은 말을 꾹 참고 웃는 얼굴로 대하듯
잠깐이라면 아닌 척 속일 수 있겠지.
하지만 구름이 별을 가려도 결국
구름 틈으로 한 줄기 빛이 새어 나오듯
우리 사이의 앙금도 결국 낱낱이 드러날 거야.
넌 이리 저리 재보면서 즐거웠겠지.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면서 아닌 척
널 좋아하는 마음을 계속 확인하고 싶어했지.
그래, 정말 좋아해.
주도권은 항상 네가 쥐고 있었고
혹시라도 내가 리드할 때면
변화를 받아들이기 힘들어했어.
넌 정말 안절부절이었지.
순진한 호감의 시간은 사라지고
그럼 어른처럼 노는 법을 배워야지.
무지 치사하고 우스운 그런 게임.
손에 산탄총을 쥔 혈기 왕성한 병사를 끌어들여
자, 너도 서둘러.
토끼야, 달려, 달려, 달려.
그렇게 점잔 빼고 있으면 뭐하니
여긴 굶주린 미친 짐승들 천지인데.
게임은 우리 쪽으로 유리해질 거야.
가시 돋은 가느다란 가지처럼
저이는 구부러지느니 부러질 애들이고
우리는 구부려야 할 때도 있단 걸 아는 애들이지.
눈물 작전은 이제 안 먹혀.
이미 써먹어 본 적 있잖아.
난 정말 모르겠어. 아직도 모르겠어.
이제 더는 신경 쓰고 싶지도 않아.
항상 숙이고 들어가는 쪽은 나였고
솔직한 감정을 털어 놓기 보다
좋아하지 않는 척 하는 너였어.
지금도 변한 건 없어 똑같아.
그렇게 앙금 진 모든 상황이
어떻게 한 번에 해결되겠니.
널 좋아하는 마음을
계속해서 확인하고 싶어했지.
그래, 나 널 정말 좋아해.
그러니 그렇게 당하고만 있었지.
하지만 이제 그 때처럼은 안 돼.
나도 더는 못하겠어.
난 이런 상황에서 발을 뺄 거야.
너도 더는 힘들게 메여있지마.
지긋하신 자매님들 말이 맞았어.
끔직한 시간은 모두 끝난 거지, 이젠.
말을 타고 네 갈 길로 달려가면 돼.
우리의 막이 내린다.
누구도 입을 떼지 못하고
이미 꺼낸 말도 들리지 않는다.
어깨에 짐 하나는 덜어졌다고 위안삼지.
언젠가 천천히 이 어둠은 걷힐 것 이다.
네 몸이 홀로 묻힌 바다.
수면에 잔잔한 파도가 일고
검고 가느다란 공기가 흘러 든다.
마지막 남은 온기마저 식어가는
이 가슴 아리고도 미세한 소리가
바닷물을 깊이 뚫고 내려가
또 너를 덮은 모래마저 뚫고
네게도 전해질까.
언젠가 내게도 미명이 터올 것이다.
다시금 내게도 미명이 터올 것이다.
그렇게 천천히 이 어둠은 걷힐 것이다.
참을 수 없는 상황으로 나를 몰아넣은 건
어쩌면 바로 나에요.
그러다 도무지 못 견디고 얼굴을 감춘 후
구멍을 하나 파 그 속에 웅크리고 앉았죠.
장면을 그리고 운율을 고르는 일과는 한참 멀어요.
새 옷으로 갈아 입고 나가 시간만 때우면 끝이지요.
사장님, 그런 애매하고 대략적인 말은 그만 하시고
제게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아이디어가 있는데
제 말 좀 들어봐 주시면 안 되나요?
또 다른 지옥의 문이 눈 앞에 있더군요.
옆에는 왠 곱상한 여자가 한 명 서서
요만큼도 동의할 수 없는 의견을 쏟아내구요.
‘당신이 핀을 뽑은 곳이 바로 여기군요.’
난 바로 거기다 다른 핀을 찔러 넣어
일부러 구멍을 더 크게 만들어 버리죠.
앞 못 보는 심봉사 자전거 위에
나도 모르게 합승한 상황이에요.
움켜쥘 지푸라기 하나 없고
바퀴처럼 구르는 머리 속엔
미친 듯 바람만 세차게 불죠.
우리 일을 당신이 결정하게 될 거에요.
웃기지만 이 판이 그렇게 돌아가죠.
당신 옆으로는 역시 우리 일에 참견할 사람들이
번지르르한 말을 쏟아내며 계속 늘어서고 있죠.
그러면서 정작 지하실 문을 걸어 잠그니
어떻게 아무 말 없이 참을 수 있겠어요.
당신은 이런 일은 본 적도 없을 거에요.
하지만 이런 건 이 판에선 일도 아니죠.
헤이, 거기 젊은이
자네도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잖나.
이제 좋은 시절은 다 물 건너 갔고,
쳇바퀴 속을 열심히 달릴 때가 왔네.
아무래도 자네의 성공이 의심스러워
공정 위원회에다 신고라도 해야겠네.
이런 망나니의 사랑 고백에
너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지.
그런데 저 밖에는 네 대타가
쌓이고 쌓여 있다는 것 정돈
알고 시작하는 게 좋지 않겠어.
좀체 흔들림 없는 너는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입은 상처를 이겨 내고
헤어지면 가슴 아플 거라
다독이며 마음을 다잡지.
던지는 모자를 받아 쓰는
경기에선 네가 항상 이기곤 했지.
하지만 오늘은 그렇게 운이 따라주지 않을 거야.
지금껏 산전수전 다 겪어 온 너니
초장부터 그저 그랬던 사랑이 시들해지기 시작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 알 거 아냐
처음부터 지금까지 넌 요만큼도 변하질 않았어.
이젠 무슨 말을 해야 먹힐지 도통 모르겠다.
내가 말한 것 중 좀 와 닿는 게 있기나 하니
너야 한참 어릴 때부터 자신을 책임질 줄 알았지.
난 달라. 그저 되는 대로 묻어가며 살아온 놈이거든.
있는 옷을 죄다 껴입는 경기에서
항상 네가 이기곤 했지만
그런 행운도 오늘 밤으로 끝이야.
그냥 떠나, 네 삶을 찾아가.
그걸 아깝게 만들지마.
잊는 건 생각보다 순식간이야.
내가 전하지 못했던 사랑은
언제 그랬는지 모르게 잊혀 질 거고
우리가 함께 했던 기억도
카드로 만든 집처럼 허물어 질 테지.
더 이상 내 방으로 널 들이지 않을 거야.
더 이상 네 방으로 배웅하지 않을 거야.
네가 정착할 사람은 여기 있는 내가 아냐.
넌 하늘에서 내려와 누군가에게
꽃길을 열어주는 구원의 여신이 아냐.
넌 그것보단 더 나은 인생을 꿈꿔왔잖아.
오늘 밤이야, 네 삶을 찾아가.
그걸 아깝게 만들지마.
한 손은 이 영악한 혜성을 짚고
다른 손으로 한 잔 술을 따른다.
내가 쓴 소설 속 우버맨처럼
거의 증발해 사라지기 일보 직전인
내겐 그 한 잔의 무게라도 절실하다.
인간의 죄악을 한 뭉텅이 꼬리에 단
혜성은 황록색 빛을 내며 타 들어 간다.
주름진 이 내 얼굴을 도려 낼
단도 한 자루를 쥐어다오.
가장 먼저 눈을 도려내고
얼굴선을 따라 내려가
찢어진 웃음의 조커페이스를 그으리.
마지막 남은 희망마저 사라질까 봐.
눈을 질끈 감아보지만 그런 속임수에
이제 누가 넘어 가겠나.
이미 망친 일을 더 망치려고
그리 애쓰지 마라.
지문과 체면까지 모두 버릴 수 있지만
필요한 빛과 사랑마저 모두 잃은
외로운 사람들은 너무나 부서질 듯 연약해
무거운 돌을 발에 메어 지켜주려 해도
한낱 벌 한 마리의 날개 짓에
바다에 날아가 결국 익사해버린다.
아무 것도 느낄 수 없는
네 심장의 마비된 부분은
점점 퍼져가고 그렇게 최악의 상황은
점점 우리를 덮쳐온다.
발꿈치를 들고 서
과거가 잠든 숲과
불 탄 현자를 훔쳐 본 후
악마를 불러 한 줄로 세우고
내 죄악을 그들에게 떠넘기며
빠져나갈 구멍을 파둔다.
하지만 돌아설 때마다
다트가 판 중앙에 꽂히듯
모든 죄악은 코앞에 다가와 있다.
믿음을 구겨 넣어 보내는 네 모든 편지는
사실 거짓으로 가득 찬 신기루며
우리가 발명한 유일한 도구는
떨어지는 돌을 날아오르게 한다.
아무 것도 느낄 수 없는
네 심장의 마비된 부분은 점점 퍼져가고
그렇게 최악의 상황은
점점 우리를 덮쳐온다.
‘Bonus Track’
깨달음을 얻었다네.
우리 실체는 어디에도 없네.
실체가 없으니
나를 위협하는 존재도 없으며
나는 어디에도 메여있지 않네.
나도 그대들도 돌고 도는
수레 바퀴의 일부일 뿐.
그대도 깨달아야 하네.
그대가 원하는 모습은
당첨금 타듯 얻어지지 않음을
지금껏 빠져있던 소비와 유희를 버리고
마음을 비우면 자유롭다네.
지금도 작은 즐거움을 누릴 수 있지만
하지만 약을 숨긴 인형처럼
벗어나고 싶은 것들이 많지 않은가.
그런 소유는 아무 것도 아니며
실체는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결국 그대도 깨달을 걸세.
번뇌의 눈을 뜨면 온 밤을 매달려
끊어야 할 집착이 보이기 시작하지.
60년대에 살다 오지도 않았건만
어찌되었든 모든 게 내 탓이네.
나는 계속 비우고 비울 뿐이네.
나란 실체는 어디에도 없다네.
자네는 깨달음을 붙들고 싶겠지만
그것 또한 우리에겐 집착이네.
이제 내겐 깨달음마저 사라졌네.
그러니 내겐 아무 것도 없다네.
아니네, 내겐 아무 것도 없다네.
그리고 내겐 아무 것도 없다네.
번뇌의 눈을 뜨면 온 밤을 매달려
끊어야 할 집착이 보이기 시작하지.
정진을 위해서는 소금 광산 아래로
미끄러지는 위험도 감수해야 하네.
이제 내겐 깨달음마저 사라졌네.
그러니 내겐 아무 것도 없다네.
아니네, 내겐 아무 것도 없다네.
그리고 내겐 아무 것도 없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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